책 리뷰: 마인드풀 러닝, 케냐 마라토너는 천천히 달린다 후기
"달리기 시작했는데, 와 매일 훈련해서 겨우 5km 30분 찍었다니까." 고향 친구들과 추석에 오랜만에 만났을 때 한 친구가 말했다. 모두들 "에이, 5킬로면 30분은 무슨 20분대 그냥 찍지."라고 무시했다. 다들 군대에 있을 때 3킬로미터 구보를 얼마나 잘 뛰었는지, 왕년에 대회 참가했던 이야기로 자랑하기 바빴다. 처음 말했던 저 친구는 열이 받아 다들 달리기나 하고 기록이나 재고 말해보라고, 인증부터 하고 발언하라고 했고 이야기는 끝났다. 나에게 달리기란 저 대화의 단순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체력 단련, 기록 갱신이 먼저 떠오른다. 러닝이란 최대한 빠르게 뛰어 기록을 단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저자도 비슷했다. 달리기를 시작하며 기록에 대한 집착과 더 빠르게 더 오래 달리고 싶어하는 욕심이 앞섰다고 한다. 그러다가 번아웃도 느끼고, 부상도 당하기도 했다. 마라톤으로 유명한 케냐는 어떻게 달릴 것인지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으로 떠난 여행은 러너로서 다른 차원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저자는 이 경험을 자신만의 경험으로 그치지 않고 모두와 나누기 위해 책을 쓰고, 러닝 콘텐츠를 제작하고, 직접 코칭을 한다. 마인드풀러닝에서 말하는 핵심은 '나에게 맞는 달리기로 천천히 오래 내가 행복할 수 있도록 즐기자'인 것 같다. 정직하게 훈련하고,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하는 러너야말로 최고다. 스스로 최고일 뿐만 아니라 주변인과 커뮤니티에 선순환을 제공한다. 이 책에서 러닝에 대한 것이 아닌 인생에 대한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31살에 접어들고, 많은 고민에 빠진 나에게 '마인드풀러닝'은 귀중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밑줄 친 구절 케냐 마라토너들이 빠른 이유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달릴 줄 아는 여유와 지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결과를 미리 걱정하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해야 할 조그마한 과정들을 담담하게 해나가는 모습에서 지혜와 연륜이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