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문학 공모전 대가 장강명의 '당선, 합격, 계급'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12년을 공부한다. 그 과정에는 좋은 중학교, 좋은 고등학교를 위한 공부도 포함된다. 대학이 끝이라고 했지만 이제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대학은 또 다른 시작이란 것을.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4년을 준비한다. 휴학기간과 졸업 후 취업 준비 기간을 포함해도 6년은 보통 된다. 보통 대학생들은 학업에 치이고, 알바에 시간을 뺏기고, 좁은 일자리 문에 붙잡혀 엉엉 울고 싶다. 기업 구직의 형태는 어떤가 모두 훌륭한 양질의 일자리인 대기업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데 이마저도 시험이다. 인적성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정육사면체 도형에서 오각형이 몇 개인지 알아야 하고, 숫자 나열에서 법칙을 찾고, 사자성어 테스트까지 통과해야 한다. 기업 구직을 포기한 젊은이들은 공무원이나 각종 전문직 시험으로 빠진다. 9급 공무원, 7급 공무원, 5급 공무원(행정고시, 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법무사, 노무사 등등 일자리를 갖기 위한 다양한 시험이 있다. 이런 인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시험은 단연코 9급 공무원 시험이다. 여기에는 교정직(교도관), 경찰, 소방관, 군인 모두 포함이다. 우리는 시험 속에 살고 있다. 한번의 시험이 인생을 결정하고, 시험마다 기수가 생겨 기수 문화도 있고, 동기를 찾는다. 군대 문화, 관료주의 모두 이런 형태에서 비롯된다. 예술의 세계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입상을 목표로 긴 세월을 준비한다고 한다. 그냥 소설책 내면 안되냐고 묻지만 출판계에서는 엄연히 신춘문예나 출판사 문예전에 당선된 작가와 아닌 작가의 처우와 인지도가 다르다고 한다. 일단 일종의 테스트를 통과해 입성한 작가의 위상은 대단하다. 장강명은 이런 르포의 적임자이면서도 이율배반적이다. 한 해에 3개의 문예전을 휩쓴 공모전의 총아이기 때문에 가장 그 덕을 많이 본 작가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샅샅이 뒤져...